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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환경부장관)] [한정애의 내 인생의 책]③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경향신문, '21.5.11.)

작성일
21-06-11
소속기관
환경부
조회수
22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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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데 있는 자는 모른다


나 때는 말이야? 요즘 세대는 "Latte is horse"라고 한다는데…. 내가 꼰대가 되었나 반문하며 이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이 1988년에 출판되었으니 벌써 33년이 지난 고전이 되었다.


2사(舍) 26방(房). 대전교도소 방 번호이다. 저자는 꽉 막힌 감옥에서 유일한 소통 수단인 편지로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중학생 때 신장 이상으로 원인도 모르고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는 마치 사방이 막혀 숨조차 쉴 수 없는 절망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어머님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수소문하여 극약처방을 찾아 나를 구해주셨다. 이후 나는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희망을 갖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라는 글처럼, 어려움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저자가 변전기 고장으로 불꺼진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느꼈던, "어둠은 나 자신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캐어물으며 흡사 피사체를 좇는 탐조등처럼 나 자신을 선연히 드러내주었다"는 글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칠흑 같은 어둠에서 응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액자를 벽에 걸어본 사람은 느낄 것이다. "사다리에 올라가 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글씨가 바른지 삐뚤어졌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저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봄으로써 겨우 바른 글씨를 쓸 수 있었다." 10년의 의정활동을 하고 장관으로 일하는 내게, 항상 아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해야 한다는 지침이 되는 구절이다. 언제 읽어도 따뜻한 세상에 대한 희망, 우리가 더 소통하며 열린 사회로 나아갈 길을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원문보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112051035&code=960205#csidx42c12c0c351b7ad923ce01fe28731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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